1. 도입부: 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삶

대학을 졸업하고 석사과정에 진학하면서 제 삶은 비교적 평범했습니다. 연구실에 늦게까지 남아 실험을 하고, 논문을 준비하며 하루하루를 보냈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장학금과 조교 수당으로 근근이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늘 마음속엔 ‘언젠간 나만의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친구가 먼저 창업에 나서는 걸 보며 저도 용기를 내게 되었고, 결국 이공계 연구생이었던 제가 창업이라는 낯선 길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2. 전개: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문제의 시작은 3년 전,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오픈하면서부터였습니다.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 없던 저는 은행 두 곳에서 사업자 대출을 받고, 부족한 자금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로 메꿨습니다. 총 대출액은 어느덧 1억 원을 넘어섰죠.
처음엔 그래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학교와 병행하며 운영은 힘들었지만, 단골도 생기고 매출도 조금씩 늘어났거든요. 하지만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급변했어요. 인근 대학이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유동인구가 줄었고, 매출은 반 토막이 났습니다. 점포 임대료와 재료비, 인건비를 감당하기 위해 돌려막기를 반복하다 보니 카드 연체가 시작됐고, 신용등급은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3. 위기: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카드사에서 ‘채권추심’이라는 문자가 날아왔을 때였습니다. 마치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어요. 연구실에서도 집중이 되지 않았고, 잠을 자도 숨이 막혔습니다. 6개월 정도를 그저 버티기만 했습니다. 혹시 상황이 나아지진 않을까 하는 미련도 있었고, ‘내가 잘못한 건데 누가 도와주겠어’라는 자책감이 컸죠.
그러던 중, 대학원 동기 한 명이 조심스럽게 개인회생 제도를 알려줬어요. 처음엔 부끄러움이 앞섰지만,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보며 상담을 신청했고, 첫 상담 날은 손이 덜덜 떨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상담사가 “혼자서 감당하기엔 너무 큰 짐이었다”고 말해줬을 때, 눈물이 날 뻔했어요. 드디어 터널의 끝이 보인다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4. 해결: 개인회생 진행 과정

상담을 받고부터 법원 인가까지는 약 3개월이 걸렸습니다. 제 총 채무는 약 1억 1천만 원이었고, 월 변제금은 28만 원, 변제기간은 3년으로 확정되었습니다. 한 달 식비보다 적은 금액이지만, 당시 제 수입을 기준으로는 큰 부담이었죠.
초기에는 연구비로 생활하며 아르바이트도 병행해야 했습니다. 몸이 힘들어 병원에 갈 정도로 탈진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 아니면 다시는 못 일어난다’는 절박함이 저를 버티게 했습니다.
법원에 출석한 날은 아직도 기억납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판사 앞에 섰지만, 다행히 제 상황을 성실하게 진술했고, 무사히 인가 결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인가 이후에는 조금씩 삶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신용회복의 가능성이 생겼다는 점이 가장 컸어요. 압박감에서 벗어나니 다시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졸업 논문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5. 결말: 현재의 변화와 희망

지금은 변제 1년 차입니다. 매달 변제금을 꾸준히 납부하며, 더 이상 카드 빚이나 추심 전화를 받지 않아도 되는 삶이 얼마나 평온한지 느끼고 있어요. 다시는 무리한 사업이나 빚을 지지 않겠다는 다짐도 생겼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기술 기반의 창업을 준비해보고 싶다는 작은 희망도 품고 있습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들이 있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제도에 기대 보세요.’ 개인회생은 실패자의 도피가 아니라,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손 내밀어주는 사회의 안전망입니다. 저처럼 무모한 시도 끝에 좌절한 청년에게도, 새로운 길은 반드시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