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입부: 자유롭고 싶었던 예술가의 삶 (약 15%)

저는 올해 31살,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인 청년입니다. 대학 졸업 후 전공을 살려 그림을 그리며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꿈을 아 혼자서 일을 시작했어요. 수입은 들쑥날쑥했지만, 작품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으며 나름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고 느꼈죠.

이런 저에게는 하나의 ‘로망’이 있었습니다. 바로 멋진 차를 타고 클라이언트 미팅에 가는 거였죠. 그림은 프리랜서지만, 삶은 ‘프로’처럼 살고 싶었거든요.

2. 전개: 고급차 리스와 현실의 괴리 (약 25%)

그 무렵, 리스회사에서 ‘초기 비용 없이’ 고급차를 탈 수 있다는 광고를 보게 됐습니다. 한 번에 목돈이 들지 않는다는 말에 혹해서 계약을 진행했죠. 월 리스료는 약 85만 원, 보험료와 유지비까지 포함하면 한 달에 130~150만 원 가까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일이 꾸준하지 않다는 거였어요. 어떤 달은 수입이 200만 원도 안 되는 경우도 있었고, 그럴 때는 카드로 리스료를 돌려막기 시작했죠. 그렇게 빚이 늘어나고, 어느 순간 리스료도 연체되기 시작했습니다.

2년이 지나면서 카드사 2곳과 리스회사에 진 빚이 총 5,500만 원에 달했어요. 매달 이자만 30만 원 넘게 나가는데, 원금은 줄지도 않았고, 심적으로도 점점 무너져 내렸습니다. ‘예술가’가 아니라, 그냥 ‘실패한 어른’ 같았어요.

3. 위기: 벼랑 끝에서 마주한 선택 (약 20%)

연체 독촉 문자는 하루에도 수십 통씩 쏟아졌고, 그 중 한 곳에서 차량을 회수하겠다는 통보까지 받았습니다. 그 순간, 이건 더 이상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 후 한 달 넘게 고민했어요. ‘내가 개인회생을 한다고? 그건 정말 바닥 아닌가?’ 이런 생각에 괴롭기도 했고, 자존심도 상했죠. 하지만 주변 프리랜서 친구 하나가 조용히 말해줬어요. "자존심보다 삶이 더 소중해. 버틸 수 있는 제도가 있으면 붙잡는 게 맞아."

결국 결심을 하고 상담을 받게 됐습니다. 처음 상담을 받을 때, 마치 무거운 돌을 얹고 앉은 기분이었어요. 내 모든 실패를 털어놓는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상담사분이 “생각보다 많은 청년 예술가들이 이런 상황을 겪는다”고 해줬을 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습니다.

4. 해결: 다시 그려나가는 삶의 선 (약 25%)

상담부터 법원의 인가 결정까지는 약 4개월이 걸렸습니다. 관련 서류 준비, 소득 증빙 등이 시간이 꽤 걸리더라고요. 다행히 저는 프리랜서로 받은 소득 내역이 꾸준히 있었고, 부양가족이 없다는 점에서 월 21만 원씩 36개월간 변제하는 계획안이 받아들여졌습니다.

법원에 출석하는 날, 양복을 입고 갔지만 손은 계속 떨리고, 고개를 들 수 없었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조용한 분위기였고, 판사님도 제 이야기를 담담히 들어주셨습니다.

인가 결정이 났을 때, 처음으로 마음이 조금 놓였습니다. 매달 변제금이 빠져나가긴 하지만, 이제 이자에 휘둘리지 않고 ‘갚을 수 있는 구조’ 안에 있다는 게 이렇게 다를 줄 몰랐어요.

5. 결말: 청춘은 실패를 통해 성장한다 (약 15%)

지금은 개인회생 1년 차. 월 21만 원씩 성실히 갚아가고 있습니다. 생활비를 조금 더 아끼고, 리스 차량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처음엔 불편했지만 지금은 익숙해졌어요.

무엇보다, 그림을 그리는 손에 다시 힘이 생겼습니다. 예전처럼 ‘폼’보다는 ‘진짜 내 삶’을 그리는 데 집중하게 되었고, 오히려 일이 더 잘 풀리는 느낌도 있어요.

이 글을 보고 있는 누군가가 ‘나도 끝난 걸까’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꼭 말하고 싶습니다. 아직 끝이 아닙니다. 회생은 다시 시작하는 제도고,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예술가든 누구든,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요. 중요한 건, 그다음을 어떻게 그리느냐입니다. 저도 아직 완성된 그림은 아니지만, 하루하루 다시 그려나가고 있습니다.